댓글 수정 : 시위 진압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대한민국 경찰.

댓글을 수정합니다.

  • 이달 2008/06/27 17:24

    패스워드를 잘못 입력했는지, 글 수정이 안되는 군요. 새 덧글로 몇 자 더 보태겠습니다.

    6. 침소봉대를 미리 막겠습니다. 원 댓글 중 "경찰관에 대한 사격 부분"과 위 댓글 중 "흉기 소지"는 비례의 원칙을 무시하면 어떤 극단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가를 위해 든 예에 지나지 않습니다. 살인에 관한 형법이론을 전개하면서 변태적 살인행위를 묘사한다고 그것을 선동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아니죠.

    7. 미란다 원칙 고지와 독수독과의 원칙, 그리고 위법한 공무집행방해인지 여부와의 관계에 이렇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제주도지사 집무실 부근에서 압수된 물건의 증거 배제" 사건에서 대법원은 장소적 범위를 벗어나서 집행한 압수행위는 위법하고 그에 따라 압수된 압수물의 증거능력도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것은 종전 압수물에 대하여는 위법수집증거배제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판례를 뒤집은 것입니다. 자세한 법리는 관련 논문을 찾아보십시오.

    이 사건에서 논점으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면 검찰수사관들의 압수행위를 물리력을 행사하여 방해하는 것은 위법한가"라는 질문이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본 판례는 압수 행위가 위법하여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배제한 것이므로 압수 행위도 일응 위법한 공무집행행위입니다. 미란다 원칙 고지는 압수와 유사하게 진술의 증거능력 즉 적법성을 담보하게 하는 헌법 사항입니다 -- 우리는 미국과 달리 형사소송법상 권리가 헌법에서 규정되어 있습니다, 불행한 역사 때문이죠.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보죠. 증거수집을 위하여 고문을 하여서는 안 되고, 증거수집을 위한 고문에 저항하여 고문을 행하는 공무원을 살해하여도 정황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정황을 고려하여도 기껏 과잉정당방위로 판단하여 형이 감경되겠죠. "고문" = "위법한 증거수집" = "미란다 원칙 불고지" = "위법한 공무집행" = "물리력/유형력 행사 가능", 이해되시는지요.

    사실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는 것은 "무기평등의 원칙"을 구현하여 형사사법체계의 정당성을 담보하고자 만든 절차입니다 -- 손 아프게 계속 쓰고 있는 바로 그 말이죠, "정당성". 무슨 판례를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최근 판례의 경향입니다. 다시 밝히건대, "본인만의 판단"이 아닙니다. 또한 "급박한 상황" 등에 대한 견해도 형사소송법 교과서에 실린 그대로 입니다. 제 사견은 그보다는 더 공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교과서의 견해를 보수적으로 수용한 것입니다.

    8. 물리력을 사용하는 공무원들의 소극적 대응을 주문한 취지는 이렇습니다. 님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공무원 심지어 군인에게도 위법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권리가 인정됩니다. 하지만 이런 권리가 원용된 적은 없고, 얼마 전에 있었던 "이 모 상경 육군전환배치 요청"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별건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로 징계하여 버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 군인의 양심선언에 관련된 판례 다수.

    님이 지휘명령체계에 따른다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일방적으로 부정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정당성까지 담보된 법집행을 주문하는 것입니다. 소극적 대응을 주문받고 싶지 않다면 위법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전례들이 많이 생기면 됩니다. 위법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권리가 실효성 있게 보장된다면, 적극적 대응을 하지 못할 이유는, 비례의 원칙에 비추어 보았을 때도, 찾기 힘듭니다.

    위에 있는 어려운 법리를 다 이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요컨대, 헌법/법률/판례에 터잡아 법적 추론으로 전개된 제 글을 싸잡아 "본인의 판단일 뿐"이라고 일갈할 수 있는 기회가 님의 상관에 대하여도 주어진다면 저는 행복하게 제 논지를 철회할 용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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